지인들의 추석축하 메시지를 받고나서야 오늘이 추석인줄 알았습니다.
몇년전만 해도 한국의 명절이 되면 명절 분위기를 함께 내보려고 송편도 만들고
떡국과 잡채도 해먹곤 했는데 언제부터인지 그냥 무덤덤 해졌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추석날에 이렇게 기도편지를 써보기는 처음인것 같고
나름대로 의미있는것도 같습니다.
지난 8월4일에 개교를 하고 이제 거의 두달이 되어 갑니다.
처음 교사로 왔던 빅토리아 선생은 기대보다도 여러가지가 못미쳐서 한달만에
사임을 했습니다. 9월부터는 미국에서 온 앤드류와 영국에서 온 크리스 선생님이
합류하여 새롭게 교사진을 꾸려서 시작했습니다. 교사 앤드류의 부인은 그레이스인데 필리핀 사람이고 아버지가 목사님입니다. 자원봉사자로 남편과 함께 와서 학교에 봉사하고싶다고 하여서 그렇게 하라고 했는데 아이도 셋이나 되고 앤드류의 월급도 넉넉하게 주는 편은 아니어서 그레이스도 월급을 주고 교사로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영국교사 크리스는 11월에 결혼할 태국 약혼녀가 있는데 사립학교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마침 우리학교에도 중국어 교사가 필요하던 차여서 크리스의 약혼녀 끌라오가 중국어교사로 이번달 중순부터 합류하였습니다. 2년 가까이 함께 하던 태국교사 깐은 더 오래 있고싶었는데 집안 사정으로 어머니가 사는 고향동네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번달까지만 일하고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2년 넘게 학교의 굳은일과 청소를 도맡아서 하던 메이드 '오' 도 마흔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 늦둥이를 가진것을 임신 5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되어 지난 금요일까지 일하고 사임하였습니다. 출산에 보태쓰라고 보너스를 넉넉하게 주었습니다.
마지막날 일을 마치고 이명화 선교사를 붙들고 너무 감사하다며 펑펑울기도 했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사람을 고용하고 내 보내는 일이 쉽지않은 일인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깔끔하게 정리를 해 주시고 서로 전혀 감정상하지 않고 고마움과 아쉬움을 뒤로한채 잘 정리가 되었습니다.
현재 학교에는 고정된 경비가 따로 없고 교실건축때 일하던 인부중 나이가 좀 있고 믿을만한 인부를 학교가 따로 고용하여 24시간 학교에 머물며 잔디깎는 일부터 시작하여 여러가지일들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밤에 잠잘 장소가 없어서 식당 바닥에서 매트리스를 깔고 잤습니다.
계속 그렇게 살수는 없는 일이라 이번 달에 3백만원을 들여서 식당옆에 3평짜리 작은 방과 화장실을 따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10명이던 학생수도 지난 한달간 2명을 더 보내주셔서 12명이 되었습니다.
지난 8월말의 고비를 십시일반의 헌금으로 아슬아슬하게 넘기게 되어서 감사하고
9월말의 고비는 제가 타던 자동차를 담보로 은행에서 5년상환으로 1400만원 정도를
융자를 받게 됩니다. 서류를 제출하고 신용확인을 한후 최종 결과는 다음 주 쯤에 나오게 됩니다.
매월 이런 저런 빚갚느라고 나가는 돈이 만만치 않지만 이렇게라도 빚을 낼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것이 감사하고 이번학기 교사들 월급을 밀리지 않고 줄 수 있는 상황이 되어서 마음이 한결 편안합니다.
때로는 눈앞에 당장 해결해야 할 일들 때문에 노심초사하기도 하지만 지나고 나니
모든것이 감사입니다. 김포성광교회의 도움으로 마지막 공사를 마무리 할수 있게 해주신것 어렵던 국제학교인가 문제가 한주만에 해결된것 그렇게 힘들게 찾던 교사들이 갑자기 해결이 되어 영국과 미국에서 유능한 교사들을 보내주시고
학생들을 성실하게 잘 가르쳐 주고 있다는것, 모든것이 감사 또 감사 입니다.
유치원 건물을 완공하고 나서 당분간은 건축을 하고싶지 않은 마음이었습니다.
건축이 진행되는 동안은 몸과 마음이 쉴 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학부모들이 초등학교 건축은 언제 시작하냐고 묻기 시작합니다.
다시 시작하려니 몸과 마음에 큰 부담을 주지만 기도가운데 다시 건축을 시작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는 마음을 주십니다. 2층짜리 건물에 16개의 교실을 지어야 합니다.
교실 한동에 2천만원이 소요됩니다. 이제 이 건물이 지어지면 초등학교 뿐만이 아니라 중학교 과정까지 한동안은 다 소화할수 있는 공간이 되어서 웨슬리 국제학교가 이 지역에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수 있는 큰 기틀이 될것 입니다.
그 동안 정말 최선을 다해서 헌금해 주시고 물이바다 후원에 동참하여준 교회와 후원자들께 인간적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0월3일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아직 아무런 도움의 약속이 있는것도 아니고 지난 5월에 한차례 한국을
다녀온 후라 한국을 다시 방문한다는 것이 제 마음에도 큰 부담이 됩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일정을 맡기고 한달 정도 머물 계획입니다.
함께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추석 명절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주시는 큰 기쁨과 평안이 섬기시는 교회와 가정과 일터에 넘치도록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한가위에
태국에서 김교묵 이명화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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