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3/2019 -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마태복음 16:13-17]
이제 돌아오는 수요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사순절은 부활절 전, 주일을 뺀 40일간을 말합니다. 이 때에는 예수님께서 죄인된 우리를 대속하시기 위해서 고난받으시고 죽으신 일들을 기억하며, 금욕과 경건의 삶을 통해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동참하는 기간입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빌립보 가이사랴 지방에 가셨을 때에 제자들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하십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는 질문입니다. 3년 동안 매일 함께 지내셨던 예수님께서 갑자기 이러한 질문을 하신다는 것은 제자들로서는 당황스러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질문은 때로 심각한 질문이 되기도 합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제대로 대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망이 담긴 질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날 제 아버지께서 저에게 질문하시기를 “혁이나, 넌 날 누구라고 생각하냐?” 라고 말하신다면 심각한 일입니다. 뻔히 아버지인것을 아는데 그렇게 물으신다는 것은, 제가 아버지를 아버지답게 대해 드리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한 개그맨이 아들과의 관계속에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개그맨에게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들에게 친구와 같은 아빠가 되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아빠를 어려워하지 말고 친구처럼 편하게 대하라”고 일러 주고, 둘은 스스럼 없이 지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아들이 자신에게 너무 버릇없이 대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한 마디했다고 합니다. “야, 내가 네 친구냐?”
아버지가 아무리 친구같이 대해준다고 할지라도, 자신이 대하는 분이 아버지라는 것을 잊어 버린다면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알 때에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바른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너희는 내가 누구라고 하느냐”하고 뜬근없는 질문을 하실 때에 그 이상의 이유가 있으셨습니다.
이제 앞으로 제자들이 예상하지 못할 일들이 예수님께 생기게 될텐데, 예수님이 어떠한 분인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예수님께서 왜 그러한 일들을 경험해야 했는지 그 일들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예수님께 생길 일들은,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고난과 십자가를 당하시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예수님이 어떠한 분인지를 알지 못한다면, 제자들 조차 예수님의 고난과 죽으심의 의미를 알지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십자가에서의 죽음이 그 다지 특별하다고 여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예수님 전에도 예수님과 같은 모습으로 십자가에 달려 죽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고난과 죽음이 있기 전에 , 제자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분명하게 말씀해 주심으로, 예수님이 당하시는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 부활의 의미를 알도록 하셨던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하여서, 나는 예수님을 제대로 알고 있고, 그 십자가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았는지를 돌아보고, 예수님에 대한 믿음의 고백에 맞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1.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물으시기 전에, 먼저 사람들이 예수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질문에 대답하기를, “사람들이 예수님을 세례요한이나, 엘리야, 예레미아나 선지자 중의 한 사람이라고 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예수님 당시에 사람들은 예수님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들에게 친숙한 신앙의 인물들을 발견해 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보면서, 세례요한을 생각했습니다. 세례 요한같은 경우에는 예수님과 유사한 점이 많이 있었습니다. 나이도 그렇고, 천국이 가까이 왔다며 회개를 촉구하는 메시지도 예수님과 비슷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있던 종교지도자들에 대한 비판적인 자세도 비슷했습니다. 세례요한은 헤롯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는데, 헤롯왕은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세례 요한이 살아서 온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예수님을 보면서 엘리야 선지자를 떠 올렸습니다. 엘리야는 구약시대에 대표적인 선지자로 능력을 행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능력을 보면서 엘리야를 연상했을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예수님을 보면서 예레미야 선지자를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예레미야는 죄악으로 인해 멸망해 가는 이스라엘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했던 선지자입니다. 어떤 이들은 예수님께서 멸망당할 예루살렘을 두고 슬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예레미야 선지자를 보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나름대로 정의합니다.
예수님을 믿고 병고침을 받으신 분은 예수님은 의사와 같은 분이실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부자가 되신 분은 예수님을 사람들을 부요케 해 주시는 분으로 생각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 열심히 기도해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예수님은 성공을 가져다 주는 분으로 예수님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시각으로 예수님이 누구신가를 정의하는 것은 맞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에 대한 그러한 대답들은 예수님의 본질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현상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2. 예수님은 사람들이 자신을 세례요한이나, 엘리야, 예레미야 선지자 등으로 생각한다는 말씀을 듣고, 그들의 대답에 만족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자들에게 질문하십니다.
“그럼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제자들은 지난 3년 동안 예수님을 따라다닌 사람들입니다. 그 누구보다 예수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은 쉽게 대답할 만한 질문이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의 본질을 알아야만 할 수 있는 대답입니다.
그런데 베드로가 예수님의 질문에 대답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예수님은 이 대답을 들으시고,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그리고 이 말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알게 해 주셨다.”면서 베드로의 대답이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대답임을 확증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갑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묻고 자신이 누구신지를 제자들에게 명확하게 드러내심으로, 이제 예수님이 하시는 일들은, “세례요한이나 엘리야, 예레미야”와 같은 사람으로 하시는 일이 아니라, 그리스도시고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시는 일임을 일러 두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베드로의 고백은 우리가 예수님께 드려야 할 믿음의 고백인 것입니다.
먼저,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라는 말은, 원래 구약시대의 ‘메시야’에서 온 말이고, 그 뜻은 ‘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뜻입니다.
구약 당시에 기름부음을 받았던 사람들은 세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사장, 선지자, 그리고 왕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이 그리스도라고 했을 때에 예수님은 기름부음받은 자로서 이러한 직분들을 감당했던 분이라는 것입니다.
1) 예수님은 먼저 제사장으로서 기름부음 받으셨습니다.
제사장의 주요 역할은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 죄를 지었을 때에, 죄진 사람들의 죄를 대신하는 속죄짐승을 잡아 하나님께 제사를 드림으로 죄인들이 하나님께 용서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바로 그러한 제사장과 같이 죄인들이 죄사함 받기를 위해서 사시고 죽으셨던 것입니다. 앞으로 예수님이 고난을 받으시고, 후에는 십자가에서 못에 박혀 죽으시는 모습을 보며, 예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보통 사람들은 말하기를 “저 사람은 자신의 죄때문에 저렇게 못박혀 죽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예수님이 그리스도임을 아는 제자들만큼은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도리어 예수님의 죽으심을 볼 때에, 세상의 죄를 사하시기 위해서 예수님이 그토록 고난을 당하시고 죽으셨다는 것을 깨달아야 했던 것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히브리서 9:11-12절에, 예수님에 대해서 이렇게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장래 좋은 일의 대제사장으로 오사 손으로 짓지 아니한 곧 이 창조에 속하지 아니한 더 크고 온전한 장막으로 말미암아,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아니하고 오직 자기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 가셨느니라”
예수님은 대제사장으로서 자신이 직접 속죄제물이 되셔서 죽으심으로, 사람들의 죄를 단번에 속죄하셨습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부르는 이들은 예수님의 죽으심이 나의 죄로 인한 것임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나의 구세주로 믿는 그 믿음으로 우리는 구원받고, 예수님을 이 세상에 구원자로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2)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님은, 선지자로서 기름부음 받으신 분입니다.
구약시대에 하나님은 선지자를 부르셔서 하나님의 말씀을 주시고,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전하도록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구원받은 것도 중요하지만, 구원받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가는 것이 또한 중요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선지자가 되셔서 하나님의 백성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는 사람은 예수님의 말씀을 생명의 말씀으로 경청하며 그 말씀대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3)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는 왕으로서 기름부음 받으셨습니다.
구약시대에도 하나님은 왕에게 기름을 부으시고, 그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통치를 이루고자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기름부으셨고, 우리에게 왕으로 보내 주셨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한다면, 우리는 예수님의 통치를 받으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스스로 왕이 되어서 살아간다면 그것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말하면서, 때로 그리스도를 왕으로 인정하지 않는 삶을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나의 왕으로 모시고, 그 말씀의 통치속에서 살아갈 때에 우리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섬기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기독교인은 예수님이 이 세상에 그리스도되심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우리를 구원하신 제사장임을 고백하며 감사와 찬양을 돌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알고 그 가르침을 받으면서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이 나의 왕이심을 고백하며, 예수님께서 다스리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럴 때에 세상은 우리의 모습을 통해서 예수님이 그리스도임을 알게 됩니다.
2.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신 그리스도이실 뿐만 아니라, 또한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기 전에도,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기름을 부으셔서, 제사장과 선지자, 왕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과 이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곧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빌립보서 2:6절에,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비록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지만, 그의 근본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이요, 곧 하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와 같이 이 세상을 창조하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세상을 창조하셨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으로 이 세상을 운영하고 계신 줄로 믿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세례요한이나, 엘리야, 예레미야와 같이 사람으로서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진정한 하나님으로서 우리 모두의 경배의 대상이 되시는 분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지금 예수님을 예배하는 것은 지극히 합당한 일인 줄로 믿습니다.
말씀을 정리합니다.
사람들마다 나름대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생각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때로 예수님에 대한 나의 생각이, 예수님의 본질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에 근거한 것일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정말 그리스도시고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이를 증명하기 위해 내가 원하는 것들을 들어 주셔야 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사탄의 시험입니다. 마태복음에 보면 예수님을 시험할 때에 사탄이 하는 말이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돌로 떡도 만들어 보고, 높은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 내려도 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경배와 찬양을 받으실 그리스도가 되신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실 능력이 있음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예수님은 십자가의 고난과 죽으심을 당하심으로 우리의 그리스도되셨고 우리의 구원의 길을 완성하셔서 그분이 우리의 구원자이시고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확증하셨습니다.
이제 사순절을 시작하시면서,우리가 예수님이 누구신지 제대로 알고 있으며, 그에 합당하게 예수님을 대하고 있는지를 먼저 돌아 봐야 합니다. 바라기는, 예수님께서 우리의 그리스도되시고 하나님의 아들되심을 확실히 알아가는 시간되시길 원합니다. 그래서 제사장으로서 사람들을 대속하신 주님께 더욱 감사할 수 있는 기간이요, 선지자로서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경청하며 실천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나의 왕이심을 고백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나감으로, 예수님을 그리스도시요, 하나님의 아들로서 세상에 드러내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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